❄️ 엄마 짜증
엄마가 차가 막혔을 때 하는 말
빨리 좀 비켜라, 나오라고!
엄마가 차가 없을 때 하는 말
왜 차가 없지, 혼자 가니깐 무섭다.
🎁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일상 생활에서의 말을 유심히 듣고 있답니다.
생각을 글로 진솔하게 옮길 수 있는 초등학교 때 글이 어떻게 보면 아직 표현력이 부족한 영유아기 아이들의 시선과 가장 잘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모
6학년 이민영 이모는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엄마와 얘기하다가
재미있는 얘기만 나오면
희한하게 웃는다.
히히히이 히히히이
하고 웃다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크크크크흐
막 웃는다.
실컷 웃고 나면
“알고 배 아파. 너무 웃으니까 배꼽 터지겠네.”
하고 말한다.
🎁 엄마아빠가 즐거워하는 순간도 열심히 보고 있답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고 좋으실까? 아이가 생각하고 있군요.
❄️ 아빠와 담배
4학년 박다빈
나와 동생은
“아빠, 담배 언제 끊으실 거예요?”
“좀 더 피다가.”
아빠는 돈만 있으면 담배만 사시고
“아빠, 제 얼굴 봐서라도 끊으면 안 돼요?”
“아빠 좀 힘들게 하지 마!”
아빠는 조금만 핀다면서
거짓말쟁이
❄️ 아빠의 담배
4학년 박조한
퓨-우
한숨과 담배 소리가 들려온다.
기침을 계속하면서도 아빠는 담배를 피신다.
아빠를 말리면 혼날 것 같아
아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아빠가 오래 사셔야
내가 무엇이든지 해 줄 수 있을 텐데
아빠가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다.
🎁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서 행복하게 함께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러한 아이의 시선을 모른척하지 말고, 우리 가족의 건강을 함께 챙겨요. 아이의 안타까운 시선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 우시는 엄마
4학년 김정민
아빠가 술을 먹고 새벽 한 시에 들어오셨다.
엄마와 아빠가 싸우셨다.
싸움이 끝나고 슬쩍 문을 열어보니
엄마가 우신다.
나는 “엄마, 들어가서 자자.”
그러면 엄마는 손을 뿌리치고 아빠한테
“그래! 니 술 먹고 빨리 죽어라.”
나는 엄마의 말이 슬픈 걸 느낀다.
🎁 아이들은 엄마아빠 싸움의 풍경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분위기였는지 정황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부모에게는 지나가는 사건이었지만 아이들 마음속에 각인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기억해요.
❄️ 한마디
6학년 조혜인
아빠랑 엄마랑 싸우고
아빠가 학원에 데리러 왔다.
아빠가 간식을 사 주며
“너는 공부 열심히 해서 잘 살아라.
아빠처럼 힘들게 살지 말고.”
갑자기 울컥한다.
아빠가 하신 한마디가
내 가슴에 와닿았다.
오늘은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어서 잘 살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은 점점 더 생각이 깊어지고 엄마아빠가 겪는 삶의 애환도 자신의 일인 것처럼 느끼고 겪습니다.
❄️ 아빠
4학년 이문영
아빠는 나랑 전혀 안 놀아준다.
언제나 컴퓨터와 함께 지낸다.
집에 들어오실 때
과자는 꿈도 못 꾼다.
아빠가 다른 애들 아빠처럼
다정하시면 좋겠다.
🎁 엄마아빠의 휴식시간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함께 교감하는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역시 기억해주세요. 영유아, 초등학생 시절이 지나면 더이상 아이는 엄마아빠를 잘 찾지 않습니다. 친구들에게 의존하고 부모와 진솔한 대화를 어색해합니다. 이때 오히려 늙어가는 아빠는 아이들이 보고 싶고 그립지요.
🥖 출처 : 시 수업을 시작합니다 /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지음 / 출판사 양철북, 2020년
🫐 아이들은 이렇게 엄마 아빠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시선과, 아이의 시선이 겹쳐지는 그곳에 우리 가족의 행복이 있겠지요.
서로를 함께 바라보고 있는 지금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