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술을 마십니다. 쉬고 싶어서, 짜증이 나서, 불안을 누르고 싶어서, 좋아하는 사람과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술을 마시지요.
맨 정신으로는 휴식이 잘 안돼서 술을 마시는 데, 누가 금주하라고 하면 귀를 닫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금주'가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마음과 건강을 보살피는 데 있어 음주 습관 관리는 중요합니다. 업무 후, 아이가 잠든 후 적적함을 달래고 잠이 오지 않아 술을 한두 잔 하게 되면 수면의 질은 떨어집니다. 우리가 보통 입버릇처럼 '술 한두 잔 정도는 건강에도 좋고 괜찮아~'라고 하지만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슬픈 현실입니다. 즉, 대부분이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에는 한두 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했지만 WHO와 유럽 선진국의 음주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WHO는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음주는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했다”라며 “특히 중대 질병인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적은 양'은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술을 마십니다. 하지만 적은 양이라도 술을 마시면 수면 중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며 중간에 깨게 되고, 평소보다 꿈을 더 꾸게 되며 '질 나쁜 수면'이 되게 합니다. 수면의 질이 우리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칩니다.
또한, 하루 중요 일과가 끝난 후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이완하는 방법으로 술에 자꾸 의존하면 (약한 수준의) 술 중독을 겪기도 합니다. 우리를 이완하는 방법으로 샤워, 독서, 가벼운 저녁 산책, 나만의 취미생활, 일기 쓰기, 음악 듣기 등 정신건강에 좋은 대안이 많이 있음을 까먹게 되는 것이지요.
우울감, 우울증은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 술을 많이 마시면 그다음 해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가 평소에 우울감을 종종 느낀다면 술은 당연히 절제해야 할 1위 대상입니다.
위 사실을 우리가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왜 술을 끊기가 힘들까요?
술이 우리 쾌락 시스템을 '빠르게'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밤 산책을 하는 것은 느린 자극으로 우리를 천천히 이완시키기에 '무료하고 재미없는 삼삼한 활동'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반면 술은 마시면 20분도 채 안 되어 우리 뇌에 흡수되고 쾌락중추를 강하게 흔듭니다. 즉, 피곤하기에 '좋은 느낌'을 빠르게 얻고자 하는 현대인의 급한 심리가 투영되어 술을 찾게 되는 겁니다. 내가 이렇게 고생했는데 시간도 없는데, 바로 즐거움을 느끼겠어! 라는 무의식이 반영되어 있는거죠.
하지만 기분을 '급하게' 좋게 만들겠다는 심리는 부작용을 수반합니다. 빠르게 쾌락을 느끼지만 술이 깨며 허무함을 강하게 느끼게 될 확률이 높지요. 대신 느린 자극은 쾌락을 빠르게 가져다 주진 않지만, 인생의 허무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삶의 소박한 즐거움을 찾게 합니다. 술이 달콤한 초콜릿 같다면, 느린 자극 활동(예/산책, 일기 쓰기, 독서)는 건강한 야채, 과일로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둘다 칼로리를 보충하지만, 내 건강과 식이습관에 미치는 영향은 엄연히 다르지요.
자연스럽게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과정에서 피곤과 우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친구입니다. 불안은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한 부분입니다. 힘들었던 과거, 험난한 현재, 불확실한 미래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가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 '불안'인 것입니다.
이러한 실존적 현실을 술로 누르려 하다 보면 내가 스스로 이런 부정 정서를 받아들이고 조절하는 힘은 약해지고 내 자아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삶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습니다. 즐거움과 슬픔이, 희망과 좌절이 앞 뒷면으로 함께 공존하지요. 맨 정신으로 이런 양면적 삶의 현실을 수용하며 천천히 내 힘으로 이완하고 건강하게 쉬는 루틴을 찾아야 합니다.
술 대신 '오늘 내 삶은 이랬구나, 힘들었던 나를 다독여주고 작은 점에 감사하려면 나는 다른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리고 내가 미뤄두었던 작은 활동을 시작해 보세요. 술은 치우고 물을 마시고 향긋한 허브티를 마셔보세요. 소중한 가족과 맑은 정신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오늘 감사한 일을 공책을 펴서 사각사각 펜으로 적어보세요.
느리고 심심해 보이지만 이런 활동들이 내 삶을 은은하게 빛나게 해주고 현실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는 단단한 자아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강한 자극의 술 대신 내 감성을 촉촉하게 채워 줄 저녁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이 노력들이 우리 가족을 한층 더 건강하게 만들고, 내 현재와 미래를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이렇게 푸는구나'의 직접적 경험은 가족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크면 클수록 부모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내가 건강한 습관을 가질수록, 우리 아이가 따라서 자연스럽게 배우겠지요.
아이가 어떤 나의 모습을 관찰하면 더 좋을까요? 물론, 부모도 인간이고 자유로울 권리가 있기에 모든 걸 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 건강과 행복을 위해, 아이가 미래에 부딪힐 다양한 스트레스를 잘 헤쳐나가도록 돕기 위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지요.
잊지 마세요,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입니다.
소중한 나를 귀하고 건강하게 가꾸어 주세요.
* 나만의 생각, 요즘 생활에 대해 공유해 주세요! 우리 함께 이야기 나누며 같이 성장해요. 나눌수록 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