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때 둘째 절친 두 명이 이사를 가버린 후 문제가 좀 생겼어요.
친구들이 둘이나 없어지니, 그 뒤로부터 친구관계로 힘들어하는 내색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다른 친구한테도 먼저 놀자고 말을 건넬 수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봐요. 자신은 외톨이라고, 쓸쓸하다는 등의 말을 하더라고요.
담임선생님에게 말씀드려 상담하고, 선생님께서도 신경을 써주셔서 괜찮아 지나 싶었는데, 한두 달 지나 또 외롭다고 그래요. 또한 친구들이 자길 싫어한다고..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논다고 이야기하고..
아이랑 좀 더 이야기를 하던 도중 아이가 친구의 사소한 행동들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진짜 친구들이랑 잘 못 어울려서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같이 놀이하다가 친구가 다른 놀이하겠다고 일어서면 제 딸은
'아 친구가 나를 싫어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원래 둘째는 웃음이 많고, 밝고 앞에 나가서 춤추고 노래하길 좋아하는 말괄량이 스타일에요. 하지만 유치원 친구들 앞에서만은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자기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으며 상처받는 것 같았어요. 어제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 중에 아이가 펑펑 울면서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게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네요..
게다가 곧 좀 더 큰 유치원으로 옮겨요. 아이도 원했고, 같은 아이들과 계속 3년간 한 반으로 지내는 것보다는 환경을 한번 바꿔주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도 섰고요,
진짜 심사숙고해서 옮기기로 한 것인데 이 시점에서 옳은 판단을 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옮기는 유치원에선 7세 반이 여러 개라 쌍둥이 첫째와 둘째의 반을 달리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초등학교 가기 전에 한 번은 둘이 떨어져 있어봐야 할 것 같아서요..
저희 아이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려야 좀 더 정확하게 보실 것 같아 좀 길어졌네요.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둘째 아이의 사회성에 대해서 고민을 올려주셨네요.
아이가 지금 친구들의 행동에 상처를 받고 있네요. 다른 아이들이 보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행동들인데도 둘째아이에게는 상처가 될 만큼 커다란 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이의 자존감과 관련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먼저 사회적 기술을 알려주기 전에 아이의 자존감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이 높은지 낮은지, 낮다면 왜 낮아지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해요.
자존감은 자신감과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자존감은 ‘나의 가치’ 에 대해 나 스스로 갖고 있는 이미지를 뜻합니다. 자신감은 ‘난 이걸 할 수 있어!’ 하는 능력에 대한 것이지요. 앞에 나가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과 같은 활동에 있어서 자신감이 있는 아이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자기 가치에 대한 생각은 낮을 수 있어요. 자신감은 높아도 자존감은 낮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형성하게 됩니다. 엄마 아빠가 나를 대하는 태도, 형제 자매가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자존감을 형성하지요. 내가 제안하는 놀이를 친구가 받아주지 않고 다른 놀이를 하고 싶다 이야기할 때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그래 그 놀이 하자!’ 하고 바로 의견을 수정하여 놀이합니다. 서운하게 느끼거나 상처를 받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내가 하자고 하는 놀이가 싫은가봐. 저 애는 나를 싫어하는 게 분명해’ 라고 느낍니다. 내 가치에 대해 신뢰가 없기 때문에 ‘나는 괜찮은 아이인가?’ 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고, 따라서 내가 제시한 놀이 역시 아이들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엄마 아빠가 가정에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 몇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아이를 형제자매와 비교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첫째아이와 둘째아이를 자꾸 비교하고 있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비교하는 말은 아이들끼리 순위를 매긴다는 뜻이므로 그 상황에서 밀리게 되면 ‘내가 졌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은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줍니다. 지고 이기는 것과 상관없이 아이에게 표현을 많이 해 주세요. 일단 다른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고 믿어줄 때 나에 대한 가치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2. 다양한 일을 겪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아이가 여러 일을 스스로 처리하고 완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합니다. 작은 집안일이라도 아이가 스스로 해보고 결과에 대해 수용할 기회를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완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3. 아이가 실패에 무뎌져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가 자존감이 높은 아이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피하기만 한다면 그 아이는 실수할 것 같은 일에 대해서는 절대 도전하지 않으려 하겠지요. 아이의 현재 수준에서 조금 어려운 과제가 있다면 도전하도록 유도하세요. 아이가 혼자서 맞추기에 아직 어려운 퍼즐을 엄마와 함께 맞춰보거나 집안일 중 아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게 있다면 도와 달라 부탁하는 등 꼭 공부와 같은 학습과제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의 수준에 적절한 과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해내기엔 조금 어렵지만 살짝 도움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해 주는 거예요. 아이는 도전하며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할 겁니다. 실패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실패한 것 보다 도전했다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함을 알아야 한답니다.
기관을 옮기고 반을 옮기는 것을 아이가 원했다고 하니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 같아요.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며 적응을 잘 하게 된다면 그 동안 느꼈던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새로 기관을 가기 전 친구들과 앞으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꼭 많이 해 주세요.
* 차이의 고민 상담소를 소개해요!
댓글로 [고민상담]이라고 적어주시고 아이의 만 나이 연령(혹은 개월)과 궁금한 점을 남겨주세요.
차이의 놀이 선생님이 고민을 선별하고 답글 콘텐츠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상담 콘텐츠가 작성되었다고 안내를 드려요 :)
노력하여 여러 주제의 고민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일 중요! ★
서로의 생각, 육아 노하우도 댓글로 꼭 부탁드려요♡
중요한 것은 실제의 노력과 실천이니깐요.
함께 힘을 모아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고 밝게 키우도록 해요.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일을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