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며 부모가 자신의 의견에 조금 더 인정해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다툼에서는 잘못을 판단하는 말은 피해야 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판단을 하더라도 ‘판단’이란 늘 상대적으로 덜 지지 받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이를테면 “누가 먼저 그랬어?” “이건 네가 잘못 한 거야”“이건 네가 참았어야지”나 “둘 다 혼날 줄 알아” “둘이 화해해”와 같은 말들은 아이의 갈등해결 방법과 사회성 발달에 그다지 긍정적인 방법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툼을 하는 우리 집 아이들에겐 어떤 대화 방법이 좋을까요?
1. 대화는 두 아이가 진정된 이후에 시작해보세요.
두 아이 모두 다툼으로 인해 흥분상태에 있다면 대화가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심각한 수준의 다툼이 아니라면 두 아이가 다툼 끝에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하는지 조용히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들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에는 감정적으로 진정이 된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차이도 많이 속상했겠구나” -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세요.
두 아이의 입장은 다르지만 속상한 마음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읽어주세요.
3. “차이는 어떤 기분이 들었니?”
두 아이 모두 각자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회 주세요. 두 아이가 옥신각신 서로 싸우다 보면 자신의 감정과 입장에만 집중할 뿐 타인의 입장과 감정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경청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합니다.
4. “차이는 어떻게 하고 싶었던 거니?”
두 아이의 다툼의 이유는 대부분 각자 하고 싶었던 바가 달랐기 때문에 일어나게 되지요. 두 아이 모두에게 서로 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질문해보세요. “넌 왜 그랬니?”말과 비슷한 의도의 말이지만 “어떻게 하고 싶었던 거니?”의 말은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준다고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왜 두 아이가 다투게 되었는지 싸움의 원인을 알게 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5. “차이는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니?”
두 아이에게 앞으로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단계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네가 먼저 사과해” “둘 다 사과해” 와 같은 말로 대화의 단계를 부모 주도적으로 종결시키려 하는 것이지요. 문제의 해결 방법은 아이들 스스로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생각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의 문제해결력과 사고력, 사회성 발달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됩니다.
6.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종적으로 문제 해결은 언제나 아이들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두 아이의 의견이 끝까지 좁혀지지 않는다면 상황에 대해 한번 더 이야기해주고 더 이상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리와 차이가 둘 다 서로 혼자서만 자동차를 가지고 놀겠다고 하면 엄마도 이제 어쩔 수가 없구나” 와 같이 이야기하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며 기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최대한 아이들이 상황을 인식하고 어떤 해결 방법이라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싸움에서 부모의 역할은 싸움의 잘못을 판단하기 위한 중재자가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왜 싸우게 되었는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둔 일종의 사회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사과나 반성을 유도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회성 발달의 기회로 삼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