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 매일매일 충분한 양의 물과 햇빛이 있어야 하듯,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놀이’라는 영양분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영양분인 놀이가 부모의 사소한 행동 때문에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도 모르는 사이 아이의 놀이를 방해하고 있었던 잘못된 행동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함께 노력해볼까요?
1. 놀이 흐름을 깨뜨리기
“간식 먹고 하자!”
“엄마 좀 도와줄래?”
“어머, 6시가 넘었네? 빨리 장난감 정리하자!”
한창 드라마에 열중하고 있는데 전화기가 울리거나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른다면 못 들은 척 넘겨버리거나 건성으로 대답했던 경우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면 집중력이 분산되어 중요한 내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아이도 놀이에 푹 빠져 열중하고 있을 때, 간식을 먹자고 부르거나 갑작스럽게 심부름을 요구하는 부모의 행동은 놀이의 흐름을 와장창 깨뜨려버린답니다. 아이가 오로지 놀이에 몰입했을 때야말로 사고가 확장되고, 창의적인 놀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때, 아이가 놀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놀이 외의 다른 행동들을 요구하지 말아 주세요. 아이는 충분히 존중받은 놀이 시간 속에서 다양한 사고 과정과 문제해결력이 발달하고, 깊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2. 놀이 중 장난감 정리하기
“이거 정리하고 나서 꺼내야지!”
“엄마가 이거 정리한다?”
놀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다 보면 블록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인형을 꺼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조금 뒤에는 자동차를 열심히 굴리며 자동차 놀이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부산스럽고 너저분하게 놀이하는 아이의 모습에 정리 습관을 확실하게 형성시켜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놀이 중에 있는 아이에게 장난감 정리를 강요하곤 하지요.
집중력이 성인처럼 길지 않은 아이는 매 순간순간마다 흥미로운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놀이와 저 놀이를 왔다 갔다 하며 놀이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놀이 모습은 연령이 어릴수록 더 빈번하게 나타나지요. 하지만 이때 아이에게 가지고 놀 던 장난감을 정리한 뒤에 새로운 장난감을 꺼내도록 재촉하고 강요하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불만족스러운 놀이 시간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또한 아이 허락 없이 엄마가 직접 장난감을 하나씩 정리하는 모습도 아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어 놀이를 방해한답니다. 정리 습관을 형성시켜주는 것은 놀이 시간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의 놀이 특성을 이해하고 정해진 놀이 시간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3.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여기에 끼우면 되겠네~”
“이렇게 쌓아야지!”
아이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나름대로 고민하며 머뭇거리는 찰나에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해결사 같은 부모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언덕이나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워 엉덩이를 받쳐주거나 당겨주며 도와주기도 하지요.
아이는 도전적인 놀이 과정 속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여 성공을 경험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고,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놀이에 과도하게 개입하게 된다면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빼앗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감은 떨어지고 주체성은 잃어버려 결과적으로 의존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항상 놀이의 주체가 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의 놀이를 한발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며 적극적인 개입보다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반응하며 따라가 주세요.
4. 확실한 정답을 요구하기
“그래서 무슨 색이 된다고 했지?”
“이 책에 누구누구가 나왔는지 말해봐”
놀이하는 아이 옆에서 열심히 상호작용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또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 아이에게 자꾸만 Q&A 형식으로 대답을 요구하곤 합니다. 아이가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할 때에는 하나하나 콕 집어주며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은 즐거워야 하는 아이의 놀이 시간을 긴장과 초조함으로 둘러싸인 공부 시간으로 만들어 놀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놀이는 인과관계, 규칙과 질서, 과학적 현상, 사회성, 적절한 표현 방식 등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학습의 장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놀이의 주된 목적은 즐거움입니다. 즐거움 속에서 부수적인 목적인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학습의 수단으로 놀이를 하는 것은 아이의 놀이 세상을 방해하는 태도랍니다. 놀이하는 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가 스스로 즐겁게 놀며 배워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응원해 주세요.
5. 미리 걱정하고 경고하기
“절대 하면 안 돼, 위험해!”
“조심해! 그러다가 다친다!”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행동 덕분에 주변에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를 알기에 부모들은 아이가 조금이나마 위험한 시도들을 하려는 낌새만 차려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행동을 제지하고, 경고하곤 하지요.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보호하는 것은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극적이고 겁 많은 아이로 자라도록 만듭니다. 또한 아이가 도전하고 성취하며 얻을 수 있는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린답니다. 아이의 행동이 심각한 수준으로 위험하지 않다면 어느 정도 모험적인 행동을 허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아이가 조금 더 안전한 방향으로 놀이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