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알콩달콩 하게, 서로를 이해하며 잘 웃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라는 생각하나에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신혼은 일년도 못 채우고 애가 빨리 생겨, 에너지 넘치는 아들을 키우게 되었어요. 남편도, 저도 서로 힘드니 참 많이 싸운 것 같아요.
이제 육아를 시작한 지 6년이나 흘렀고, 둘 다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요.
예전처럼 치열하게 싸우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소한 것 가지고 투닥투닥 싸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부부는 싸우는 거지, 그게 당연한 거지.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유튜브에서 육아 상담 프로그램 들을 보다 보니.... (다른 분들도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만..) 부부 싸움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진짜 큰 것 같더라고요.
속으로 저는 약간 찔리면서도 '그래도 나는 저 정도는 아니니까.. 좀 더 내가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에 아들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빠는 잘 싸우잖아, 그런데 또 화해를 하고 또 싸우고.. 정말 작은 일가지고 싸우고 그래'
그 말을 듣고 겉으로는
'에이, 아니야 엄마 아빠 싸우는 거 아냐, 그냥 말할게 있는데 목소리가 좀 컸나 보네, 엄마가 이제 목소리 낮추고 조심할게'
라고 말을 하고 넘겼어요.
하지만 아들의 말이 계속 생각에 남으며 속으로 찔렸습니다.
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남편하고 싸운 게 아이들한테는 상처가 되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네 살 딸에게 오늘 지나가는 말로 물어봤습니다.
'00야, 엄마가 아빠랑 잘 싸우는 것 같아?"
"응"
"아 그래... 엄마는 그냥 이야기한 건데... 싸우는 게 아니었는데.. 미안해"
"무서웠어"
음... 또다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진짜 저는 (제 기준으로) 그렇게 크게 싸운 게 아니라 생각했었거든요. 그냥 조금 높은 톤으로 약간 싸운 거라 생각했는데..
반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담 프로그램에 나온 부모님들과 내가 뭐가 다르나..라는 부끄러움도 조금 몰려왔고요.
정말 노력해서라도 남편하고 이야기할 때는 아이를 다 재우고, 목소리 톤도 낮추고, 최대한 부드럽게 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남편도 잘 협조를 해서 도와주어야겠지만요.. 저의 확 타오르는 불같은 성격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이렇게 다짐에서 끝나지 않고 실천을 해야 할 텐데요.제 기준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에서 생각을 해야 할 텐데요.
다른 부모님들은 어떻게 부부 다툼을 잘 헤쳐나가시나요?
애들 앞에서는 보이지 않게 잘 넘어가시나요?
자기 조절, 감정 조절이 잘 되어 별로 싸우지들 않으실까요?
진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변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밤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