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이야기
아이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딸은 귀가시간이 늦어졌지요. 아빠는 딸이 걱정되어 '얘야, 12시 전에는 들어오렴' 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네~ 아빠'라고 딸은 쾌활하게 대답했습니다.
일주일 뒤, 아이는 1시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잠을 못자고 기다린 아빠는 화가 났지만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생각하며, '00야, 아빠가 이야기 했지? 자정 넘은 시간은 위험해. 꼭 12시 전에는 들어오렴' 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5일 뒤, 아이는 이번엔 2시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기다린 아빠는 이번에는 화가 꽤 많이 났지요. '00야, 지금 몇시니? 제 정신이야? 아빠 말이 말같지 않니?'라고 화를 버럭 냈습니다. 아이는 '나는 이제 대학생이란 말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동아리 공연 준비로 연습하느라 늦을 수도 있잖아요. 내가 애기에요?!'라고 눈물을 훔치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갔습니다.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두번째 이야기
민지 씨는 휴직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날은 민지 씨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생리통이라 몸이 안 좋기도 했고, 두 아이가 끊임없이 말썽을 부려 눈물이 날 정도로 속상했습니다. 집안은 치워도 치워도 엉망이었고, 그날따라 청소기도 말썽이어서 짜증 지수는 평소와 달리 치솟았습니다.
남편 지호 씨가 그날따라 하필 늦게 들어왔습니다. 어쩔 수 없는 회사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그 저녁 약속이 생각보다 길어진 것이었습니다. 민지 씨가 아이를 겨우 재우고 멍하게 앉아있을 때 지호 씨가 집에 왔습니다. 10시였습니다.
민지 씨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보, 당신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거 아냐?" 지호 씨도 오늘 힘든 하루였습니다. 회사에서 상사에 치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점심도 잘 넘어가지 않아 소화불량이 왔습니다. 저녁 약속도 업무의 연장이라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지호 씨는 아내 민지 씨에게 화를 내며 대답했습니다. "왜 소리 질러? 내가 뭘 잘못했는데?"
제3자인 우리가 봤을 때는 위의 사연 속의 양쪽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요.
여기서 서로의 마음을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말하는 게 좀 더 좋았을까요?
🍂 대화의 방법을 바꾼 첫 번째 사연
아이는 또 2시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빠는 속상했지만 마음을 진정한 후, 속마음을 전달해 보기로 했습니다.
"00야, 아빠가 걱정돼서 그래. 늦은 시각에 혹여나 나쁜 일이 생길까 봐 정말 걱정돼. 12시 전에는 들어오면 좋겠어. 사정이 있어서 어렵다면, 아빠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주렴. 아빠가 마중을 나갈게."
아이는 잠도 못 자고 기다리고 있는 아빠의 주름진 얼굴을 흘낏 쳐다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빠 사실은요.. 제가 동아리 공연을 준비 중이에요. 그래서 연락도 못 드리고 늦었어요. 죄송해요. 이제 곧 준비가 끝나니까, 내일까지만 좀 이해해 주세요. 앞으로 늦지 않을게요."
여기서 핵심은 아빠가 화의 분출이 아니라, 진짜 속마음 - [아이가 걱정되는 마음] - 을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내가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면, 상대방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 대화의 방법을 바꾼 두 번째 사연
민지 씨가 아이를 겨우 재우고 멍하게 앉아있을 때 지호 씨가 집에 왔습니다. 10시였습니다. 민지 씨는 참았던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렀지만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여보, 나는 오늘 정말 힘들었어. 몸이 좋지 않은데 아이들이 계속 말썽을 피워서 속상했어.. 정말 지쳤네.. 여보는 어땠어?"
남편 지호 씨는 자신도 힘들었지만 부인 민지 씨가 참 안쓰러웠습니다. "여보, 정말 힘들었지... 나도 오늘 좋지 않았네.. 회사일이 쉽지 않다. 늦게 와서 미안해."
민지 씨는 다크서클이 생긴 남편의 얼굴과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부스스한 모습을 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참, 두 아이 키우는 게 정말 어렵다. 우리 무슨 전쟁터에 있는 군인 같아"
지호 씨가 대답했습니다. "그러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 나도 회사일 잘 헤쳐나가볼게. 당신도 정말 몸 잘 챙겨야 돼. 내가 좀 더 일찍 오도록 노력할게"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지만, 부부는 그렇게 서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 여기서 핵심은 나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질책을 하기 전에 질책을 하게 된 그 배경, 내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나의 힘듦을 좀 더 잘 이해하고, 개선책을 찾아볼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집니다.
이러한 대화 방식은 어디서나 적용됩니다. 화를 분출하기 전에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던 그 솔직한 이유를, 내 감정을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 역시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받아주어야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였는데 받아주지 않으면 그 관계의 고리는 조금씩 약해집니다.
🦔 상대방을 애매모호하게 질책하지 않고,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법
"그만하지 못해!" (X)
(단호한 표정으로) "쇼파에서 뛰면 위험해. 엄마가 속상해. 지금 내려와." (O)
"아니, 이 건 너무 한 거 아냐, 지금 몇 시야?" (X)
"여보, 나 지금 좀 힘들어. 좀 쉬고 싶어. 나 커피 한잔하고 올 거니까, 아이들하고 좀 놀고있어. (O)
"여보, 집에서 도대체 뭐 했어?" (X)
"여보,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어? 나는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좀 지쳤네. 당신도 힘들었지?" (O)
🍃 돌이켜보면, 우리는 상대방의 (배경 설명이 없는) 질책 때문에 상처받습니다.
나는 어떤 말에 최근 상처를 받았나요?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대화를 해나가면 좋을까요?
나는 상대방의 감정 표현을 잘 들어주고 있나요?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상처를 받게 하는 것도 그 중심에 '말'이 있음을 깨닫고 내 속마음을 좀 더 현명하게 표현하기로 해요.
🙆♂️🙋♀️이 글을 보며 떠오른 사연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함께 더 성숙해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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