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친하다 생각하는 친구는 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우정이라는 걸 잘 경험하지 못했어요. 슬프고 외로웠고, 그 탈출구는 연애였습니다. 혼자 감내해야 할 문제가 많았지만 연애로 외로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과의 관계도 그다지 가깝지 않습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독한 성격입니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는 거의 모두 제 잘못이며, 때로는 말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여전히 모든 건 제 잘못입니다. 동생들과 달리 (저는 여동생 1명, 남동생 1명을 둔 첫째입니다) 그들은 저보다 더 사랑받고 예쁨 받는 것 같다고 느껴왔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종종 느낍니다. 몇번 자살을 시도할 생각도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축복을 받았지만, 지금도 옛 학교 친구들의 인스타 글을 보면 여전히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잘지내냐고 인스타 DM으로 먼저 물어볼때 친구가 답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 2주나 지나서 답장이 오면 괴롭습니다. 동창회때 저를 초대하지 않고 모이는 사진을 보니 기분이 상합니다. 제 인생에 남편과 아이들 외에, 그냥 수다를 떨 수 있는 사회생활과 친구들이 없습니다. 명절 또는 생일이 때 거의 아무도 선물이나 생일 축하 매세지 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고요.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그렇게 쉽게 잊혀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데만 시간을 보내고, 자유 시간이 있으면 SNS 하는 것보다 드라마 시청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외로움, 고통, 슬픔의 느낌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친한 친구가 있는 여자 주인공 드라마 장면을 봐도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고맙게도 저한테 좋은 남편이 있습니다. 남편은 저의 이런 문제를 알고 있지만 남편에게는 친한 친구가 여러 명 있기 때문에 제 슬픔을 공감 못하고 이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냥 외로워서 공유하고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여러분도 저랑 같은 감정 느낀 적이 있나요?
✨ 안녕하세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기에 아픔을 느끼고 있군요. 소외감, 외로움은 인간의 정신뿐 아니라 육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괴로운 감정입니다. 외로움은 모든 인간의 유전자 속에 있는 본질적인 감정이지만, 상담자분께서는 과거 경험으로 외로움을 더욱 강하게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우선 내가 왜 이렇게 외로움을 느끼는지 이유를 살펴봅시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부모와 내가 맺는 관계입니다. 안타깝게도, 내 부모님은 내가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고 이로 인해 나는 많은 관계를 '외로움, 불안함'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불안정 애착이 형성된 데에는 나의 잘못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불안정 애착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내가 잘못이야''나는 부족한 사람이야''저 사람은 나를 싫어할 거야'라는 자기 비난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주변을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이렇게라도 내가 외롭고 불안한 이유를 정당화해야 살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자기 비난은 친구 관계, 사회관계를 어렵게 만듭니다. 마음속 외로움은 나를 부정적인 것에 더 집중하게 했고, 자신의 결점을 찾게 했으며, 다른 사람이 나에게 친절하지 않을 거라 여기고 나를 나약하게 여기게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이 불안정 애착과 외로움으로 오는 고통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시작은 나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나를 제3자의 따스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인스타에서 예전 친구 소식을 보고 소외감을 강하게 느꼈다고 해봅시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친구들은 나를 안 좋아해. 나는 혼자야'라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기 시작합니다. 불필요한 자기비판이지요. 이제 이러한 자기 모습으로부터 용기를 내어 과감히 벗어나야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차분히 바라봅시다. 그리고 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야 합니다. '네가 지금 불안하구나. 잠시 심호흡을 하고 산책을 나가자' '그만. 나는 멋진 남편, 예쁜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 저 인스타 친구도 외로울 때가 많을 거야. 나는 지금 충분히 괜찮아. 나는 편안해'
내 마음속에는 외로움으로 가득한, 떨고 있는 10대 소녀가 웅크리고 앉아있습니다. 30대가 된 나는 그 소녀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안녕? 나는 이제 31세가 되었고 옆에 듬직한 남편과 예쁜 아이랑 함께 건강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어. 너는 그 당시 친구가 없고 많이 외로웠었지, 정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이제는 나는 많이 컸고 여러 경험을 하며 성장했어. 내가 너를 지켜줄게. 외로울 때마다 내가 너에게 친구가 되어줄게. 산책을 가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아이의 웃음을 보며 치유를 하자. 우리는 이제 함께야. 너는 외롭지 않아."
한두 번의 노력으로는 내 마음속 불안함을 해소되지 않습니다. 어색해도, 꾸준히 지속해야 합니다. 외로움과 공포감은 어렸을 때 강하게 각인된 만큼 깊숙이 남아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내 마음을 계속 정확하고 섬세한 언어로 표현해야 합니다. 일기도 좋고, 혼잣말도 좋고, 음성 녹음도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는 외롭지만 동시에 괜찮다는 점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동성 친구 관계는 불안했지만 이성 친구와는 좋은 관계를 맺었었고 지금의 좋은 남편을 만났습니다. 즉 고독했지만 행복한 경험이 있었고, '마음 한쪽이 아프지만 예쁜 아이와 믿음직스러운 남편과 같이 있어 감사합니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괴로운 마음을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더욱 솟구쳐 나오려고 합니다. 이럴 때 나는 이 감정을 억압하지 말고 잘 끄집어 내야 합니다. 글로 쓰고, 건강한 방식으로 표출을 해야 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 친구의 이런 모습으로 상처를 받아서 지금 마음이 아파. 하지만 우리 아이가 재미나게 놀고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져"
"엄마가 나에게 모질게 대한 옛 생각이 다시 떠올라서 슬퍼. 하지만 나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반복하지 않을 용기와 힘을 가지고 있어. 내 주변 사람에게 나는 친절하게 대하고 있어."
✅️ 행복은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져야 따라오는 감정이 아닙니다. 행복은 나의 고통과 악조건을 뚫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찾아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아픈 기억에 필요한 것은 즐거운 경험의 축적입니다. 과거 고통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위에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활동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드라마 시청도 좋지만, 조금 더 활동적인 것을 찾아보면 좋습니다. 운동, 산책, 봉사활동, 나만의 취미생활, 음악 듣기, 일기 쓰기 등 뭐든 좋습니다. 나의 성향과 가치관에 잘 부합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가장 좋습니다. 아픈 기억이 형성된 뇌 회로 위에 '나는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라는 새로운 뇌 회로가 형성되며 나에 대한 이미지 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에서 의미를 찾기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 엄마의 따스한 말이 그리웠지만, 그래서 나는 그 따스한 말을 봉사활동을 하며 주변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어" "나는 나의 아픔을 정제된 언어로 일기로 쓰면서 나만의 글쓰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어. 내 일기장은 벌써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어. 여기에는 내 슬픔과 행복으로 반짝이는 과거와 현재가 숨 쉬고 있어"
남편은 나와 달리 '안정 애착'을 부모님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은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한 경험을 직접 해보지 못했기에, 위로를 한다고 해도 진실되게 느껴지기 힘듭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볼게요. 만약 내 남편이 불안정 애착이라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러면 남편은 자신이 스스로 괴로워하고 불안해하고 힘들어합니다. 불안정 애착인 나는 불안정 애착인 남편의 두려움을 바라보기가 더욱 힘들 것입니다. 나는 불안하지만 옆에 안정적으로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남편이 있어 그래도 더 위로를 얻고 사랑을 느끼고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 불안정 애착을 안정 애착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동력이 바로 옆에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남편이 나의 이러한 불안함을 잘 이해해 주고, 달래주고 알아주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남녀가 똑같은 생각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태어났고 다른 강점이 있기에 함께 보완해 주고 좋은 팀을 형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외롭기에 더욱 친밀함을 표현하고,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해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남편은 안정적이고 따뜻하기에 가정을 탄탄하게 이끌고 갈 힘이 있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다른 힘이 합쳐져 지금까지 왔기에 나는 감사하고,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외로울 때 꼭 필요한 호르몬은 옥시토신입니다. 옥시토신은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때 흘러나오는 호르몬입니다.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를 느끼기 쉽지요. 남편과, 아이와 안아주는 시간을 매일매일 가지세요. 내 마음이 불안할 때 남편에게 안아달라고 하세요. 혹은 내가 먼저 안아주세요. 옥시토신은 주변에게 친절한 말을 할 때도 발생되는데요, 주변 사람들 - 예를 들어 마트 계산대 직원과 인사를 하면서 고맙다는 미소를 지어 보이세요. 그러면 또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관계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아이 유치원 선생님, 이웃집 할머니, 자주 가는 상점의 주인 등 내가 먼저 웃고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면 그들의 하루 역시 밝아지고, 그러한 상호작용이 나에게 다시 행복감으로 돌아옵니다.
외로움은 나의 결점, 부족함, 주변 환경의 부정적인 요소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내가 부정적인 생각 회로를 돌리기 시작할 때 외치세요. '그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즐거운 행동 리스트로 달려가 그 행동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 시간이 흘러 나는 100세가 되었고, 임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나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요?
"어렸을 때 너는 많이 외로웠고,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고, 친구와 많이 못 놀아 슬펐지만 너는 그 슬픔을 주변에 친절과 사랑으로 돌려줄 수 있는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멋진 사람이었어. 아이를 건강하게 키웠고 그 아이는 지금 씩씩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남편과 따스한 관계를 맺었고, 일기를 꾸준하게 쓰며 너 자신을 탄탄하게 키워나갔지. 정말 수고 많았고 사랑해. 고마워"
그렇습니다. 나는 고통을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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