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감정을 더 느꼈으면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생각보다 자주 우리 삶을 파고들지요. 좋을 때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 부정적인 감정을 내가, 네가, 우리가 어떻게 잘 다루는지가 삶의 평온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지요.
잊을 법하면 꼭 찾아오는 이 부정적인 감정(화, 분노, 우울, 슬픔, 짜증, 두려움 등)을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잘 다스릴 수 있을까요?
1. 내 생각(관점)이 전부가 아님을, 다른 관점이 있음을 나에게 상기시킵니다.
내가 짜증 나는 이유는 내 생각대로 주변 사람과 상황이 움직이지 않아서입니다.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어서, 배우자가 퇴근하고 빠릿하게 집안일을 도와줬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배우자의 말 한마디가 거슬려서 등등 무언가가 내가 생각했던 데로 진행이 안 되는 것이지요.
이때는 의도적으로 멈추어 서서 나에게 '내 생각과 다른'관점은 항상 존재하고, 이게 삶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 아이의 위가 작아서 혹은 내가 준 간식으로 배가 불러서, 미각이 예민해서 아이가 밥을 잘 못 먹을 수도 있습니다. (어른도 밥맛이 없을 때가 종종 있지요?)
- 배우자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떨치고 동굴 속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올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 배우자는 내가 해석한 그 의도로 말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 관점만이 정답이라고 생각을 하면 내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스트레스는 커져만 갑니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내 생각 이외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이런 관점도 있겠지를 [노력해서라도] 떠올려보세요. 이렇게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는 훈련을 하면 조금씩 하면 내 마음의 지평이 넓어짐을 느낍니다. 내 생각에 다른 사람 생각과 관점, 이런저런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통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 실전 연습 :
[심호흡] 내 생각만이 정답이 아니야. 다른 관점이 있어. 아이의 관점, 배우자의 관점, 그 사람의 관점,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이유 등.. 내 생각에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자. 삶은 여러 관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2. 내 짜증의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생각해 봅니다.
아이의 행동에 화가 크게 났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화가 '많이' 났을 때는 아이의 행동이 100% 이유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확률로 존재합니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추어 서서 질문해야 합니다.
이렇게까지 화가 날만한 건가? 왜 이리 화가 나지? 다른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수면 부족, 배우자와 최근에 있던 말다툼, 예전 내 부모가 보여주었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은 (감춰진) 욕구, 업무나 사회적 관계에서 안 풀리는 일, 무의식(과거 눌러둔 경험)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등등..
그렇다면 아이의 행동이 100% 이유가 아닌데 이 화와 감정을 아이에게 그대로 쏟아내는 것은 아이와 관계 형성에 좋지 않습니다. 이때는 숨을 고르며 쉬어 갈 타이밍인 것이지요. 짧고 굵게 잘못된 행동만 언급하고 그 후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후회할 말을 하지 않고, 일단 내 감정을 다스려야 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이 사실 - 내 감정의 이유는 외부뿐 아니라 나에게 있다는 사실 -은 유효합니다. 내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은, 내 안에 분명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온전히 책임을 다 물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가족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내 내면을 살펴보고 질문을 던져보고 해답을 찾아봐야 합니다.
3. 화는 내면 낼수록 그 강도가 커지고, 잘 갈무리할수록 더 잘 표현하는 습관이 형성됩니다.
신기하게도 화는 내면 낼수록 더 내고 싶고,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잔인한 말은 더 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가짜 만족감 - '시원함, 통렬함, 답답함을 해소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화로 실제 해결할 수 있는 이슈는 많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요. 내가 화를 나면 상대방은 더 큰 화를 내서 더 큰 싸움으로 이어지거나(그렇게까지 될 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상대방이 상처를 입고 입을 다물며 무의식으로 그 억울함을 밀어 넣게 되고 이는 추후 다른 안 좋은 방향으로 표출됩니다. (예, 아이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반항)
즉 화를 크게 내면 사실 나의 손해입니다. 화를 내면 내 육체는 부르르 떨리고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솟구치고 나는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반대로 노력해서라도 화를 조절하고 잘 흘러가게 하면 '어려운 순간이었는데 그래도 나름 잘 넘겼어.' '이렇게 생각하니 나름 효과가 있네'등 감정 조절이 되는 모습에 자존감이 조금씩 다져집니다. 나름의 유능감,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화를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꼭 잘 흘러가야 합니다. 관건은 폭발시킬 것이냐, 올바르게 잘 표현할 것이냐 여부이지요. 감정을 꽁꽁 가두었다가 화산 폭발로 이어지게 하지 말고 조금씩 흘려보내는 노하우를 쌓아야 합니다. 잠시 자리를 비켜 심호흡하기, 일기 쓰기, 나만의 스트레스 감소 노력 진행하기, 내 관점이 정답이 아니고 다른 관점이 있음을 상기시키기 등이 있겠지요.
감정 조절에는 '성공 경험' 쌓기가 중요합니다. 아주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아이가 나를 시험대로 올려놓을 때 심호흡을 하고, 아이와 진정 맺고 싶은 관계를 떠올리며, 아이 관점에서 상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지요.
4. 과거 안 좋은 경험으로부터 배움을 이끌어냅니다.
누구에게나 화를 폭발시켜 크게 한바탕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될 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크게 번진 경험은 어느 집마다 한 번 이상은 있지요.
혹은 내 현재 가정이 아닌 내 부모가 보여준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그때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지 않겠다'라는 마음의 기준점이 도움이 됩니다. 내 부모가 삶이 힘들어서 그런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지만 나는 그때 너무 힘들었고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 혹은 과거 배우자와 크게 싸워 서로 안 좋고 아이에게도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준 것에 대한 반성을 하며 다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하는 것이지요.
과거 경험은 '생생한 배움의 원천'입니다. 내가 어떻게 말을 했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쳤기에 그렇게 되었는지, 내 부모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했기에 그렇게 일이 전개되었는지, 내 부모가 나에게 어떤 말을 했기에 난 그렇게 상처를 받았는지를 담담하게 떠올려 보면서 지금 나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기준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때 배운 점을 내가 지금 실천할 수만 있다면, 이 역시 내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과거보다 나아지는 나, 발전하는 나를 뿌듯하게 보게 되며 새로운 정체성이 조금씩 더 다져지는 것이지요.
이 4가지의 방법 중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도움이 될 포인트는 1번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 관점, 상황을 생각해 보는 것.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저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것이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임을 받아들이는 것. 나와 다른 너의 관점을 내 관점과 통합시켜 받아들이는 것. 어렵지만 이게 인생임을 받아들이는 것.
네가 왜 떼를 쓰는지,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일단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곱씹어 보는 훈련을 한다면 - 내 감정 조절 / 내 자존감 다지기 / 우리 가족 행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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