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 씨는 초등학생 큰 딸과 2살 아들을 키웁니다. 생각보다 초등학생 큰 딸을 챙겨야 할 일이 많고, 파트타임으로 일도 하고 있고, 2살 아들을 어린이집을 보내며 하루를 정신없이 시간을 쪼개 가며 삽니다. 이 여러 역할 속 감정조절이 잘 되면 좋으련만. 쉽지 않습니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딸은 점점 예민해져서 살짝씩 부딪치는 일도 늘었고, 요즘 일이 많아 늦게 퇴근하는 남편이 미워서 입을 꾹 다물고 일부러 말을 걸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맡고 있는 파트타임 업무에도 스트레스가 있어서 집안일하면서도 부정적인 사건이 떠오를 때도 있고, 2살 아들을 잘 못 챙겨주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정말 자신도 모르게 자책을 하곤 합니다. 나는 첫째 딸의 저 섬세한 마음 변화를 도저히 장단 못 맞추겠어. 난 정말 엄마로서 능력 부족이야. 둘째 아들 식사를 좀 더 건강하고 신선한 걸 먹여야 되는데, 지금 해주는 게 한계야. 남편하고도 좀 더 대화를 하고 남편이 술 좀 줄이고 운동도 더 하도록 권해야 하는데.. 휴... 정말 나도 모르겠다. 모르겠어. 남편 마음을 모르겠어! (그리고 삐빅... 수많은 남편과 연결된 짜증 난 생각들이 이어짐) 난 그냥 평생 이렇게 살려나? 이게 내 한계인가?
제3자가 보면 지민 씨는 열심히, 가정을 이끌며 살고 있습니다. 칭찬받아야 마땅하고 대단합니다. 하지만 지민 씨 머릿속은 틈틈이 자기비판의 생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기비판. 너 이것밖에 못해? 넌 이번에도 잘 안될 거야. 끊임없는 자기 채찍질. 비난의 소리. 슬며시 꼬마 악마가 내 귀에 속삭이는 소리.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비판은 건강한 것이야! 더 열심히, 더 제대로 살게 도와주니까. 하지만, 자기비판은 자신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며, 나와 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킵니다. 나에게 야단친 만큼, 다른 사람도 야단 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지요. 전방대상피질 (우리 뇌에 모니터 같은 곳)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자꾸 로딩할 필요는 없지요.
우리 뇌에게 꼭 필요한 건 '자기 긍정/연민'입니다.
실수를 해도, 그래 이번엔 실수 했지만 이런부분을 내가 다시 깨달았으니 다시 잘 해볼 수 있어. 난 이런 부분은 약하지만 이부분은 잘하고 있잖아? 오늘 아이에게 화를 크게 낼 뻔 했지만 최대한 절제하고 자제 했어. 물론 소리를 한번 지르긴 했지만. 다음엔 다시 잘해보자. 괜찮아.
자기 긍정이 있어야 뇌는 자신에 대한 밝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더 좋은 변화를 일으킬 준비를 하게 됩니다. 긍정적인 이미지와 말이 뇌에서 돌면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이 세로토닌의 분비는 내가 더 좋은 습관, 더 좋은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돕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와 채찍질은 오히려 세로토닌을 감소시킵니다.
실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건데요, 담배를 자꾸 피우면 몸에 안 좋아! 난 내 건강을 안 챙기고 있어. 이런 생각이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난 이번 달에 주변 동료에게 이런 도움을 주었고, 나를 힘들게 한 이런 사건을 잘 해결했어. 이런 식으로 구체적 긍정적 내 사례를 떠 올리는 게 담배를 끊기 위한 뇌 회로 가동을 도왔을까요? 당연히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일수록 이런 자기 긍정 인식 노력이 금연 변화의 시작점을 끊는데 더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기 긍정. 자만감에 빠지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칭찬해주고 부족한 점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격려하면서, 잘 살고 있는 나를 토닥토닥해주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뇌는 세로토닌을 포함해 내가 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신경전달물질을 더 뿜어내고 내가 실제로 안타깝게 여겼던 부정적 습관이나 행동을 고칠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만들어 냅니다. 자기 채찍은 이와 반대 방향의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고요.
실천과 반복만이 좋은 습관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합니다.
잘 안돼도 멈추었다가 또 다시 해보면 됩니다.
지금 바로, 오늘 내가 잘한 것, 오늘 나 자신을 토닥거려 줄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머릿속으로 떠 올려보세요. 나는 잘하고 있습니다. 삶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아쉬운 점을 개선할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만 더. 우리 아이들이 '자기비판'하면서 자라길 희망하나요, 아니면 '자기 긍정'하면서 변화의 힘을 키우길 바라나요? 그러기 위해선 가장 옆에 있는 부모가 어떤 모습을 실천하면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