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때, 화장실을 갈 때, 외출할 때 언제 어디서든 아이가 손에 쥐고 있거나 아이 곁에 머물고 있는 그것, 바로 ‘애착 물건’이지요. 애착의 대상은 이불이나 인형처럼 실재하는 물건일 수도 있고 따뜻한 온기, 촉감 등 행동에서 오는 감각 자극일 수도 있습니다. 특정 대상에만 강한 애착을 보이고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거나 만질 수 없으면 불안한 감정을 표출하는 아이의 행동이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애착 대상(물건), 그것이 알고 싶다! 한 가지 대상에 집착하는 아이의 행동과 그 대상(물건)의 의미, 그리고 애착 대상과 잘 이별하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볼까요?
Q. 한 가지 대상에 집착하는 이유, ‘정서적 불안’ 때문인가요?
A. 대부분 만 1세부터 만 3세 무렵에 특정 물건이나 대상에 강한 애착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이 시기에 형성되는 소유욕과 자아 인식이라는 사회·정서 발달과 연관이 깊습니다. 아이는 현재 부모에게서 점차 독립하려는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이때 ‘불안’이라는 정서는 자연스럽게 동반됩니다. 아이가 특정 대상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면, 그 행동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부모도 덩달아 불안해하기보다 아이의 기호를 인정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부모에게서 육체적, 정서적 독립을 시도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온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느끼는 불안을 스스로 떨쳐버리고 세상에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버팀목은 바로 엄마, 아빠랍니다. 현재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다독여주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애착 대상과 자연스럽게 이별하도록 격려를 해주세요.
Q. 애착 대상이 엄마, 아빠 신체의 일부인데 어쩌죠?
A. 대체로 잠이 올 때 엄마나 아빠의 머리카락, 신체 일부에 집착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잠자리에 들어서 완전히 잠이 들 때까지 꼼짝도 못해.”라고 호소하는 부모도 간혹 만날 수 있답니다. 그렇다고 애착 대상을 억지로 떼어 놓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더 강한 집착으로 이어지고 불안을 키우는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이럴 땐, 애착 대상이 정말 ‘부모’인지 아니면 ‘손으로 전해지는 촉감’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대부분 후자에 속하며, 비슷한 촉감의 대체물을 찾아서 제공해주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촉감을 파악하고 대체물을 제공하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Q. 언제쯤 애착 물건을 뗄 수 있을까요?
A. 아이에게 있어서 애착 물건은 물건 이상의 의미입니다.
단순히 물건 자체의 활용도를 떠나, 아이의 정서 발달에 큰 의미가 있는 대상으로, 정서적 연결 고리가 형성된 소중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이가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독립심, 자율성 등의 사회성과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고,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면서 애착 물건과 서서히, 자연스럽게 이별하게 됩니다. 만 3세에 이르면 애착 물건을 찾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완전히 소거됩니다. 만약 만 4세 이후에도 애착 물건 혹은 다른 특정 대상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면 아이의 정서적 부분, 아이를 둘러싼 환경적 요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착 대상과 천천히 이별을 유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STEP 1. 먼저, 애착 대상의 특징과 활용(언제/어디서/어떻게) 파악
아이가 그 대상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애착의 포인트를 찾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예를 들어, 아이의 애착 대상이 ‘이불’이라면,
* 특징: 부드러움, 섬유유연제 향기가 남.. 등등
* 언제: 언제나, 특히 잠이 올 때
* 어디서: 집, 어린이집, 실외- 아이가 가는 모든 장소
* 어떻게: 손에 쥐고 있거나 얼굴을 비비는 등 신체에 접촉
STEP 2. 애착 포인트에 적합한 ‘대체물’ 제공
애착 대상의 크기나 부피가 가지고 다니기엔 너무 크거나 안전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 적절한 대체물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애착 포인트에 적합한 대체물로 재미있는 놀이 경험을 가지면 특정 대상에 대한 아이의 관심이 주변의 다양한 대상으로 분산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애착 대상인 이불을 손끝으로 문지르고 냄새 맡는 것을 선호한다면,
이불과 비슷한 촉감의 스카프나 손수건, 수건 등을 준비하여 같은 섬유유연제로 세탁을 하여 아이에게 건네고, 아이가 평소에 좋아하던 소꿉놀이, 역할놀이 재료로 제공해주세요.
STEP 3.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경험
아이가 가는 곳이 어디든 함께하는 애착 물건이기에 많이 헤지거나 이물질이 묻을 수 있지요. 이럴 땐 세탁이 필요하지만,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는 아이 때문에 간단한 세탁조차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아이가 보는 앞에서 잠시! 분리되는 경험을 가져보세요.
◆ 예를 들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 이별은 잠시일 뿐, 일정 시간 후에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말해준다면 상황판단 능력이 발달하는 만 1세 이후의 아이는 상황을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답니다.
단, 이전에 예상치 못하게 애착 물건과 분리된 경험이 있다면 불안함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럴 땐 아이가 분리를 의식하지 못하는 시간동안 세탁하여 말린 후 다시 제자리에 놔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일어났을 때 “어젯밤에 이불이 목욕을 하고 오는 동안 우리 OO가 혼자서도 잘 자더구나. 정말 기특하고 대견해.”라고 말하며 칭찬해줍니다. 비록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분리된 경험을 하였더라도, 이불 없이도 잘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